Golden Baby Toys in New York City

가장 트렌디한 도시, 뉴욕에 살고 있는 엘리트 맘들은 아이들의 장난감 선택에 어떤 기준을 갖고 있을까? 한 손에는 아이패드를, 다른 한 손에는 핸드메이드 인형을 끼고 사는 뉴욕의 아이들에게 장난감의 ‘안전성(safety)’과 ‘무한의 상상력(open-end)’은 반드시 보증되어야 할 필수 덕목이다. 어느 뉴욕 맘이 전하는 최신 장난감 트렌드!

• vol.1 May 2012 PREMIUM Babies & Kids

많은 뉴요커들이 핸드메이드 장난감을 선택하고 있다. etsy.com에서 판매 중인 Lily Bee Fabrics의 맞춤 플레이 텐트. www.lilybeefabrics.com에서도 구입 가능. / ⓒlily bee fabrics



Natural, Safe, Eco-Friendly, Non-Violent

뉴욕의 엄마들은 요즘 장난감 선택에 대한 모종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자연 소재의(natural), 안전하고(safe), 친환경적이며(eco-friendly), 폭력적이지 않을 것(non-violent)이라는 4가지 룰이다.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절대 화학 페인트가 묻은 장난감을 선물하지 않을 것이며, 방금 나무에서 똑 따온 것 같은 신선하고 순수한 자연주의 장난감만 품에 안기겠다는 의지다. 즉 팩토리 토이(factory toy)보다는 천연 나무를 사용한 핸드메이드 장난감을 고집하는 경향이 주류가 된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뉴욕에서 가장 부유하고 트렌디한 동네로 알려진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는 이런 ‘eco-friendly’ 장난감 숍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핸드메이드 장난감으로 유명한 Stoopher & Boots에 가면 그 트렌드가 확연히 엿보인다. 명품 브랜드의 럭셔리한 장난감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대신 아티스트들이 손으로 만든 인형과 장난감, 티셔츠, 가방, 액세서리 등이 가득하다.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핸드메이드 기프트 숍 Stoopher & Boots의 매장 전경. 분필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초크 보드 티셔츠와 아티스트가 만든 패브릭 인형들. www.stoopher.bigcartel.com


주변에 사는 유명 셀러브리티나 아티스트, 디자이너, 영화인 등이 쉴 새 없이 아이들과 함께 가게를 드나든다. 평범해 보이는 동물 인형도 알고 보니 이 동네 어느 집 아이가 애지중지하며 키우는 강아지 얼굴이란다. 사진만 가져가면 우리 집 강아지랑 똑같은 인형을 아티스트가 직접 만들어 준다고 하니, 아이들이 환호할 만하다. 신생아의 고무젖꼭지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장식돼 있고, 나무 블록으로 만든 캘린더와 헝겊 조각을 이어 만든 유아용 치발기, 펠트 천으로 만든 손가락 인형 등 모든 제품이 누군가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수제품이다.

뉴욕의 아이들은 언제부터인가 한 손에는 최첨단의 아이패드를, 다른 한 손에는 구식의 헝겊 인형을 들고 다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실제로 뉴욕의 엄마들은 환경호르몬을 생성하는 플라스틱 놀이 세트나, 화학 페인트를 칠한 중국산 블록, 건전지를 마구마구 소비하며 요란한 빛과 소리를 내는 플라스틱 자동차 등을 햄버거, 피자만큼이나 정크(junk)로 취급한다. 아이들의 건강과 두뇌발달은 물론이거니와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독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뉴욕의 신문과 잡지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유아 용품에 얼마나 많은 유독물질이 들어 있는지 그 심각성을 보도하는 기사들이 연일 보도된다. 장난감에 관심을 둔 모든 세대, 즉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이모, 고모, 삼촌들까지 환경 운동가가 되어 장난감 성분을 비교하고 따진다.

제품에 표시된 오가닉 성분, 특히 ‘non-toxic(유독 화학성분 무첨가)’인지를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고 장난감을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은행나무, 자작나무, 대나무로 만든 우든 토이가 보편화된 것은 물론이고, 동물 인형도 모두 캐시미어와 천연 섬유를 사용해 손바느질로 만들어진다. 장난감에 색깔을 입히는 페인트조차도 아이들이 입에 넣어도 전혀 해가 되지 않도록 child-safe ink(어린이에게 안전한 잉크) 혹은 vegetable ink(식물성 잉크)를 사용한다.

또한 합성 본드 대신 비즈 왁스(bees wax)라 불리는 천연 접착제를 사용하고, 모든 포장재 및 설명서에도 재활용 표시가 되어 있어야 비로소 고급 장난감으로 인정받게 된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에코 프렌들리 토이 브랜드 Plan Toys의 나무 장난감들. amazon.com과 yoyo.com, giggle.com 등에서 구입 가능. www.plantoys.com /ⓒPlan Toys



유럽 브랜드의 교육용 장난감이 대세

게다가 요즘에는 여러 육아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지능과 감성 발달을 도모하는 교육적인 측면을 더욱 강조하는 추세여서, 장난감이 아이들의 손에 닿는 감각과 자율성, 창의력에 기반을 둔 ‘오픈 엔드’ 콘셉트가 일반화되었다. ‘Open-end’란 아이들이 정해진 답이나 한계 없이 무한히 상상력을 펼치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난감, 틀에 갇히지 않은 장난감이라는 개념이다. 즉 밑그림 없는 스케치북, 나무 블록이나 쌓기 놀이, 도미노, 레고, 각종 빌딩 세트 및 조립 장난감, 역할 놀이 장난감 등이 그것이다. 이미 테두리가 그려진 그림 안에 색칠만 하도록 강요받는 컬러링 노트나, 단순한 버튼과 장치를 반복적으로 누르면서 일정 정보만을 주입하는 전자 장난감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맨해튼 어퍼 이스트나 어퍼 웨스트 사이드, 트라이베카 등의 장난감 매장과 유명 인터넷 사이트 등에는 이러한 오픈 엔드 장난감과 친환경 제품을 광고하는 문구와 사진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디자인 면에서나 창의성, 친환경 측면에서 미국보다 한발 앞선 독일, 스웨덴 등의 유럽 브랜드 제품들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고 있다. 뉴요커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유럽 브랜드는 Haba, Hape, Goki, Kathe Kruse, P’kolino 등이며, 같은 콘셉트의 Plan Toys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연친화주의 브랜드다. 이는 yoyo.com이나 amazon.com 같은 대형 온라인 사이트와 ebay 등에서도 판매된다. 육아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교육용 장난감 브랜드로는 Uncle Goose, Learning Materials Workshop, Schoolhouse Naturals 등이 있다.

아티스트들이 만든 유니크한 핸드메이드 장난감을 구입하고 싶을 땐 인터넷 사이트 etsy.com을 이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아티스트들이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은 대부분 색깔이나 문양 등을 직접 고를 수 있고, 아이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는 퍼스널라이즈(Personalize) 서비스가 제공되며, 고객의 요청에 따라 처음부터 맞춤식으로 제작되는 커스터마이즈드 토이(Customized toy) 또한 뉴욕 골든 베이비들의 특권 중 하나다.



Interview With Stephanie Goldstein
Stoopher & Boots는 맷 데이먼, 사라 제시카 파커 등 스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핸드메이드 기프트 숍이다. 이곳의 오너이자 디자이너인 스테파니 골드스타인에게 뉴욕의 최신 장난감 트렌드에 대해 물어보았다.

어떤 계기로 핸드메이드 숍을 오픈하게 되었는지? 어느 날 조카들에게 줄 유니크한 생일 선물을 찾다가,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선물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식구들과 주변 반응이 좋아 점점 더 많은 핸드메이드 티셔츠를 만들게 되었고, 수작업을 하는 여러 아티스트를 만나면서 핸드메이드 장난감을 파는 숍을 오픈하게 되었다.

왜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 숍을 오픈했는지?이 동네 주민들은 맨해튼에서도 가장 아티스틱한 마인드와 자유로운 예술관을 가진 사람들이다. 브랜드 네임을 지향하지 않고, 뭔가 독특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선호하며, 절대 겉으로 보이는 것을 자랑하지 않는 스타일. 핸드 메이드 제품에 담긴 퍼스널 스토리와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기억나는 단골 고객은? 맷 데이먼. 그가 직접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바구니를 주문했다. 사라 제시카 파커도 내가 디자인한 핸드메이드 티셔츠를 여러 벌 구입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요즘 장난감 트렌드는? 자연주의, 오가닉, 친환경주의가 메인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나의 고객들은 특히 안전성 문제에 민감하며, made in U.S.A.를 선호한다. 장난감이지만 교육적인 측면도 중요하기 때문에 Learning toy가 강세라고 생각한다. 요즘 엄마들은 단순히 귀엽고 예쁜 것만 좇지는 않는다.



2012.05.02,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