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플라스틱, 기능성을 더해 다양성을 넓히다

(주)바이오소재 유영선 대표이사

흔히 식물성 바이오 소재하면 ‘땅에서도 잘 썩는 플라스틱 재질’, 이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 개발이 이뤄지면서 그 단순하고도 1차원적인 개념을 뛰어넘어서고 있다. 이제 식물성 바이오소재는 플라스틱 백이나 주방용품, 생활용품뿐 아니라 식품, 농업, 3D 프린터 소재에 이르기까지 점점 그 한계가 확장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에 기능성을 더하면 무궁무진한 산업 영역으로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주)바이오소재의 유영선 대표를 만나 바이오 소재의 최근 이슈와 신제품 연구 개발에 대한 소식을 들어 보았다.

경기도 부천 가톨릭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자리하고 있는 (주)바이오소재(이하 ‘바이오소재’) 사무실은 가을 햇살이 가득한 가운데 최근 연구 프로젝트가 한창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바이오소재의 유영선 대표는 “한우물만 파고 싶은데 오히려 고객사에서 기능성을 추가한다든지 전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제품 의뢰를 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분야로의 바이오소재 연구 개발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바이오소재에서는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일반 생활용품, 유아용품 및 주방용품을 뛰어넘어 친환경 3D 프린터용 필라멘트와 방충 기능을 가진 소재 출시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식물마다 곤충을 쫓아내는 천연 성분을 보유하고 있어”

항균 및 방충 기능성 제품으로 농업 및 식품 유통 산업에 기여

탄소 저감 능력이 뛰어나면서 항균, 살균 및 방충 기능을 지닌 식물성 바이오 플라스틱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활용 가능성이 뛰어난 소재이다. 유 대표는 “식물은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자체적으로 벌레를 쫓아내는 식물 천연 물질을 방출 또는 함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러한 천연 성분을 추출해서 그 방충 등의 기능성을 활용할 경우 친환경 농업 및 도시 농업 분야에서 높은 효율성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방충 기능 소재는 기존에도 존재하고 있었지만 가격 경쟁력 때문에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가 이번에 유 대표 연구팀에서 식물 천연 원료를 활용한 방충 기능성 친환경 소재를 새롭게 개발하면서 그 범용성이 강화되었다.

식물 천연 원료는 저마다 독특한 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모기나 진드기 등을 쫓는 데 가정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는 계피가 있다. 그러나 유 대표는 “단순히 계피만 쓰면 휘발성이 있어 효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또 강한 향 때문에 사람마다 향 기호성이 다르다. 그러므로 다른 식물의 성분을 같이 배합해 씀으로써 강한 향은 줄이고방충 효과는 상승하도록 만든다”고 소재의 연구 방향을 설명했다. 또 “최근 문의가 왔는데 아모레퍼시픽에서 화장품 용기가 향이 나도록 하자. 예를 들어, 장미향이 나는 화장품이라면 용기를 열지 않고도 장미향을 느낄 수 있도록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도 활용하자는 제의도 있었다”라며 식물 천연 향을 활용해 다양한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방충 기능, 다공성 물질 함유

방충 기능, 다공성 물질 함유 펠릿 형태로 만들면 농수축산식품 안전 유통에도 도움 돼

방충 기능은 식물 재배에서뿐 아니라 과일이나 식품 유통 시에도 중요하다. 유 대표는 “예를 들어, 김이나 식품 봉지 속에 동봉되어 있는 실리카겔은 수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방충 물질을 이러한 작은 실리카겔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 넣어두면 식품 유통 중에 벌레가 먹는 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식품 제조 시에는문제가 없지만 유통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벌레가 먹거나 알을 낳아 유충이 생겨 소비자가 포장을 뜯었을 때 맞는 뜻밖의 불상사를 미연에 막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그 소재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니 더욱 필수불가결한 방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유 대표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을 키울 때 넘어지지 말라고 대를 세우는데 대와 식물을 함께 묶는 ‘띠’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식물성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땅에 떨어지니 일부러 철거하는 수고도 덜고, 나아가 저절로 땅에서 썩기 때문에 그야말로 일석이조 친환경 농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기존에 있던 소재에 기능성을 추가하면 

먹을 수 있는 식품 3D 프린터 및 기능성 필라멘트 개발에도 주력

유영선 대표는 앞서 말한 방충 기능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더한 친환경 3D 프린터 필라멘트 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바이오소재를 적용하고 방충 등 기능성을 부여한 3D 프린터용 필라멘트를 개발하여 다양한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식품원료를 이용한 3D 프린팅 기술개발 또한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밀가루, 식용유, 곤충류등 먹을 수 있는 식품 3D 프린터 소재는 이미 출시되어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미키마우스와 같은 귀여운 캐릭터를 식품 프린터로 찍어 건조식품 속에 함께 넣어 유통하고 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고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소비자 각 개성에 맞춘 제품을 제작할 수 있을 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유 대표는 “요즘은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으로 디자인해야 경쟁력 있다. 하지만 각기 다른 디자인 제품을 위해 매번 금형을 제작하고 찍어내는 일은 효율도 떨어지고 비용도 많이 요한다. 대량 생산이 아닌, 이처럼 소량으로고객이 원하는 디자인 제품을 제작할 경우에는 3D 프린터가 제격이다”라고 설명하며 “이때 기능성을 더한 바이오소재 필라멘트를 사용해 적층한다면 완성품 그 자체에 이미 기능성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비용이 훨씬 절감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출업체는 3D 프린터가 가진 강점 ‘다양한 디자인의 구현’에 주목하고, 거기에 기능성을 더한 제품화 연구 개발을 통해 업체의 매출 증대에 힘쓰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미 3D 프린터 장비의 보급화 추세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손잡이가 달린 롤백, 기존 제품에 바이오 소재로 새롭게 거듭나

유영선 대표는 “기존에 있던 소재에 기능성을 추가하면 전혀 새로운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하며 기존 제품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 살펴볼 것을 강조했다. 그는 고객사와의 협업 및 컨소시엄 형태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뜻밖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빛을 못 보고 있던 기존 제품에 기능성만 살짝 추가해도 제품이 날개를 달 수 있다. 오는 10월 말 경 출시를 앞두고 있는 손잡이가 달린 바이오 롤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마트 야채 코너에서 채소를 담아주는 투명한 롤백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절취선이 있어서 한 장씩 뜯어 쓰는 이 롤백은 소량의 물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도 손쉽게 제공되고 있는 비닐 백이다. 그러나 직접 써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따로 손잡이가 없는 네모난 형태의 백이라 물건을 넣어 손에 들고 갈 때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이 롤백에 손잡이를 달면 어떨까 아이디어가 더해졌다. 당연히 소재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라 썩는 재질이므로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 또 유 대표는 “큰 사이즈의 롤백 뿐 아니라 ‘핸드백이나 백팩에 손쉽게 넣어 다닐 수 있는 콤팩트한 초소형 사이즈’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등산이나 여행, 캠핑 등 아웃도어 레저는 물론 간단히 외출을 할 때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편의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소비자 안성맞춤 제품이 아닐 수 없다.

“44조 규모의 패키징 산업 시장,

한국바이오소재패키징협회 회원사 간의 긴밀한 협업, 서로 상생 효과 줘

패키징 산업 시장은 현재 44조 규모에 부가가치율도 45%로 자동차 34%, 섬유산업 38%보다 높은 산업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존의 단순한 내용물 보호 기능이 아닌 디자인, 환경, 물류, 정보통신 기술과접목이 되면서 상품의 부가가치를 상승시키고, 소비자 선호도에 기여하며 나아가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를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바이오소재패키징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고도 있는 유영선 대표는 협회 차원에서 사출, 소재, 진공성형업체 등의 다양한 회원사와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컨소시엄 형태는 설비를 따로 갖추지 않은 업체가 필요에 따라 제품 임·가공을 의뢰할 수 있어 설비 중복투자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고, 고객이 원하는 소재가 필요한 업체는 기능성을 추가한 소재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학생들 가르치랴 협회 회장하랴 교수 창업해 기업 하랴 너무 바쁜 일정으로 매출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말하는 유 대표는 이러한 협회 측의 컨소시엄 시스템을 활용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규모를 키워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곧출시를 앞두고 있는 손잡이가 달린 롤백은 물론 연구 막바지에 이른 방충 기능성 신제품과 식품용 3D 프린터 필라멘트 소재를 통해 내년 후반쯤이면 매출 두 자리는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4차 산업 혁명으로 다양한 분야의 산업들이 그 변화를 맞아 시스템을 전환해나가고 있다. 이에, 유 대표는미래에는 바이오 소재가 이러한 4차 산업에서 그 한 축을 당당히 자리 잡도록 만드는 일이 협회의 최종 목표라 밝히며 앞으로도 국내 산업계의 바이오매스 소재 기술과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고분자 가공 기술을 결합해 신개념 기능성 바이오 제품들을 만들어나갈 것이라 말했다.

출처: 플라스틱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