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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친환경 플라스틱 정책부실에 운다
작성자 tawak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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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플라스틱 정책부실에 운다
국내 저가 바이오플라스틱에 석유제품과 동일기준 적용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소재 개발이 한창이다. 예를 들면 원유를 증류하는 과정에서 얻는 나프타 기반의 플라스틱 대신 옥수수 등 곡물을 이용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식이다.

정부도 업계 움직임에 따라 친환경 소재 개발과 사용 확대를 위해 세제 혜택과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플라스틱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이해 부족으로 소재 기업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지 못할 상황이 예상돼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 부과 예외 조항`을 신설하고 내년 2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생분해성 수지제품 폐기물 처리에 드는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제는 정부가 제시한 폐기물부담금 정책에서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석유 소재에 바이오 소재를 섞은 것)은 완전히 배제된 점이다. 상용화가 힘든 생분해성 소재의 경우 폐기물부담금이 면제됐지만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의 경우 일반 플라스틱이 내는 폐기물부담금을 별도 기준 없이 부담해야 한다.

예컨대 1t의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 중 250㎏의 바이오 소재가 750㎏의 석유 소재와 함께 섞였어도 일반 석유 기반 플라스틱 1t에 부과되는 폐기물부담금과 동일한 금액을 내야 한다.

정부가 폐기물부담금을 면제해준 생분해성 수지란 바이오매스 함량 50~70% 소재를 의미한다. 하지만 생분해성 수지는 일반 플라스틱처럼 부드럽지 않아 성형ㆍ가공이 힘들다. 게다가 생분해가 빠르게 진행돼 용기를 만들었을 경우 내용물 보존력이 떨어지고 재활용도 어렵다. 원료 가격도 1t당 450만~650만원대로 매우 고가이기에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에 반해 석유 기반 소재에 바이오 소재를 섞어 만든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의 경우 바이오매스 함량은 5~25%지만 기존 플라스틱과 비슷한 물성을 갖고 있다. 생분해 기간도 일반 수지보다 빨라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 각광받는다.

원료 가격도 1t당 250만~600만원 선으로 저가부터 고가까지 폭넓게 형성돼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생분해 수지와 달리 재활용도 가능해 화학업체들 대다수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 시장이 생분해성 수지 시장보다 4~5배 크게 형성돼 있다는 게 국내 합성수지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산업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정부가) 이런 식의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에 대한 전면적인 혜택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섞여 들어간 바이오 소재에만은 폐기물부담금이 적용되지 않도록 별도 기준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은 산업 소재나 식품 용기 등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어 업체들이 이를 개발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미비한 지원책 때문에 오히려 업체들의 투자ㆍ연구개발 의욕은 꺾이고 있다. 합성수지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바이오베이스플라스틱은 국내 화학 소재 기업들이 오랜 투자를 통해 자체 생산에 최근 성공한 것"이라며 "해외에서 특허를 받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선 찬밥 신세"라고 전했다.

정부가 친환경 소재에 대한 기준을 극단적으로 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환경오염을 원천봉쇄하는 물질에 대한 정책에 급급하다 환경오염을 적게 일으키거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지원책은 미처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화학업체 고위 관계자는 "생분해성 수지 물량의 절반 이상을 해외 기업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인데 이 정책이 본격화하면 다국적 화학기업만 어부지리로 세금 면제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경진 기자]
매일경제 : 2012.10.04 17:2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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